아무래도, 내가 여행을 본격적으로 다니기 시작 한 게 굴업도 때 부터였으니까 이 얘기를 안할 수가 없겠어. 엄마한테 내가 자세하게 설명한 적도 없었던 것 같구.
2019년 11월, 모르는 사람들이랑 굴업도를 다녀왔어. 자세하게 말하면 엄마 펄쩍 뛸까봐 그냥 해리랑 같이 간다고 얼버무렸었는데 그친구들이랑 이렇게까지 친해질 줄은 나도 몰랐지..
굴업도는 굴업도 자체보다도 나한테 의미가 남은게 커. 사람, 집단에게 애착을 가지게 된 것도 오랜만이고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 다시한번 제대로 생각하게 해 준 모임이라서. 사진을 찍고 여행을 다니는 사람하고 이렇게 가까워 진 것도 처음이었고 이 친구들을 통해서 한풀이 하듯 내가 다닐 수 있는 거잖아? 다시한번 나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게 된 계기라고나 할까. 그도 그럴게 나 가서는 계속 행복하다는 소리만 했었대. 그 넓은 들과 바다가 어찌나 벅차던지 말그대로 행복하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고 다른 생각은 아무것도 안나더라고. 왠진 모르겠지만 이 친구들이랑 있을땐 항상 그렇게 되더라. 대 자연을 주로 찾아가서 그런지, 아니면 이 친구들이 날 행복하게 해주는건 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 왜냐면 이번에 갔었던 굴업도에서는 재밌긴 했지만 행복하다는 소리는 한번도 안했더라고. 물론 날씨가 너무 안좋아서 낮시간에 한번도 밖에 못나갈 수준이었으니 말 다했지만.
굴업도는 인천항에서 배를 두번 타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섬이야. 환승시간도 두시간 정도 되어서 들어가는 데에 거의 5시간 이상 걸리는 아주 머나먼 곳이지. 체감으로는 제주도보다도 멀어. 거즌 동남아라고 얘기하더라.  그래도 덕적도에서 굴업도 가는 배는 누워있을 수 있는 배라서 내내 자면서 갈 수 있어서 좋아. 
도착하면 이장아저씨가 1.5톤 트럭에 짐 싣고 안쪽 민박촌으로 데려다 주시는데 지금 남은 주민들은 거의 민박하는 사람들 뿐이야. 주민이 열명 내외 인것 같더라고. 옛날엔 좀 더 사람이 많이 사는 마을이 있었는데 60년대에 태풍에 한번 싹 쓸리고 나서 그 자리는 그냥 버려졌대. 풀도 안나고 나무는 다 죽어있는 곳인데 그냥 사막같아. 같이갔던 친구 말로는 처음 갔을때보다도 더 말랐다고 하더라. 그런 사막같은 것도 멋있었어 나는 .

목기미해변 따라서 연평산 쪽으로 가면 코끼리바위도 있고 사막화 된 언덕도 있고 갈라파고스같은곳도 있어. 갔다 와서까지 몰랐는데 굴업도가 서해바다 백패킹 3대 성지라고 하더라. 애초에 나 굴업도 가는것도 우음도 가는건줄 알고 간다고 했던건데 알고보니 굴업도였고..이러니 말 다했지 뭐. 몰랐어.응.
굴업도의 메인은 개머리언덕.. 해가 넘어갈 때 맞추어서 갔더니 이렇게 일몰이 예쁘더라구.
이번에 갔을때도 레전드 하나 찍어왔지! 이번 일몰사진은 더 아래에 있어.
음 사진보니까 지난번 굴업때도 일몰이 그렇게 예쁘지는 않았네. 내내 날씨는 좋았는데.
굴업도 가면 1일 2개머리언덕이 필수란 말이지, 날씨도 엄청 좋아서 필름사진도 되게 잘나왔고..그리구 처음갔을땐 11월이어서 들판이 다 노랬는데 이번에 갔을땐 엄청 푸르더라. 같은 장소가 맞나 싶을정도로.
5월의 굴업은 초록초록 파랗고, 흐렸어... 은하수를 보려고 달이 빨리 지는 날을 골라서 갔던건데 2박3일 내내 안개가... 안개가 너무 짙어서 솔직히 아무것도 못보고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어... 
아래 오른쪽사진에 사람 세명같지? 네명이다?ㅋㅋ 오른쪽 위에 까만색이 사람이야. 진짜 사람이 안보일 정도로 안개가 두꺼웠어. 
근데 그래도 이거 나름의 분위기가 있더라고. 영화 미스트라고 한치앞도 안보이는 마을 얘기가 있는데 그거같기도 하고. 
날이 계속 흐렸어. 어쩜 2박3일 내내 그렇게 안개가 계속 끼어있는지 한치앞도 안보이는 수준이 며칠씩 되니까 답답하더라구. 초록 들판과 파란 바다를 보러 온건데. 결정적으로는 은하수였지. 
결국 마지막날까지 날은 개지 않았고 심지어 배도 안떴어. 안개가 너무 심해서 결항.
가지고 온 음식중에 남은 건 라면뿐이어서 마지막날은 정말 삼시세끼 라면만 먹었네.
열두시에 일어나서 진라면, 세시쯤 짜파게티랑 라죽.. 또 이렇게 먹으니까 밥시간이 애매해져서 결국 저녁도 이모님 밥 못먹고 섬에서 사먹는 3000원짜리 컵라면...
이런 힘든 시간을 견뎌내고 만난 은하수야!
아래 사진은 흐린날, 인물사진, 새로운 보정..
새로 시도해본 보정법인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아서 조금 더 다듬어보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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